위고비, 마운자로, 젭바운드. 불과 2~3년 사이 이 이름들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. GLP-1 계열 비만 치료제들이 임상시험에서 보여준 체중 감량 효과는 기존의 어떤 약물과도 달랐다. 위약 대비 15~20%의 체중 감량. 이 숫자는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.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. 이제 운동 안 해도 되는 거 아닌가.
근손실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
2026년 5월, 미국당뇨병협회가 GLP-1 계열 약물이 체지방과 함께 근육량의 급격하고 중대한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. 이것이 핵심 문제다. 체중이 줄었는데 빠진 것이 지방만이 아니라는 것이다. 연구들에 따르면 GLP-1 약물로 감량한 체중의 상당 부분이 근육 손실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.
근육이 줄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. 기초대사량이 낮아진다. 혈당 조절이 어려워진다. 체력이 떨어진다.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, 약을 끊었을 때 체중이 빠르게 다시 늘어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. 근육 없이 감량한 몸은 유지하기 어렵다.
이 문제는 이미 치료제 개발사들도 인식하고 있다. 젭바운드 제조사 일라이릴리는 약물 사용은 신체 활동 증가와 병행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강조하고 있다. 2026년 ADA 연례학술대회에서도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근육 보존이 명시됐다. 한미약품을 포함한 국내 제약·바이오 기업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근육 보존 전략을 차세대 경쟁력으로 제시하고 있다.
약과 운동, 함께 가야 하는 이유
GLP-1 약물과 구조화된 운동 및 식단 개입을 병행했을 때 약물 단독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고, 근육 손실은 줄어든다는 임상시험 결과들이 축적되고 있다. 약이 식욕을 줄이고 대사를 조절하는 동안 운동이 근육을 지키고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. 이 두 가지를 함께 할 때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훨씬 용이해진다.
약을 먹는다고 운동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. 오히려 약을 먹을 때 운동이 더 중요해진다. 비만 치료제 전성시대에 운동의 역할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명확해졌다.
본 글의 저작권은 트랩스짐 필라테스 뉴스에 있다.
사진 출처 : 언스플래쉬
작성자 : 이보라 (trepxe@naver.com)